중남미, 그 사랑의 무드/중남미 여행의 소소한 꿀팁

[남미여행 꿀팁] 1. 출발 전 수화물 사진 찍어두기

사드래 2021. 12. 5. 19:03

[남미여행 꿀팁] 1. 출발 전 수화물 사진 찍어두기

 

"남미여행 꿀팁"이라는 이 시리즈의 글은 제가 생각날 때마다 두서없이 적을 예정입니다.
그래서 제목의 번호는 넘버링일 뿐, 여행 준비-여행중-여행 후와 같이 시간 순서대로 친절하게 연재하지 못할 거에요. 
그래야 마음 편하게 자주 올릴 수 있을 것 같아서요. ㅎㅎ
이 점 참고하시고 읽어주세요.

 

 

두구두구두구~~~ 제가 공유하는 첫번째 꿀팁은~

 

"출발하기 전에 수화물로 부칠 짐은 꼭 미리 사진을 찍어두라"

는 것입니다.

 

저는 남미여행을 떠나면서 출발 직전 아래처럼 수화물로 부칠 제 배낭 사진을 찍어두었어요.

별 생각없이 그저 기념으로 찍어둔 것이었는데, 이것이 나중이 그렇게 요긴하게 쓰일 줄은 그땐 미처 알지 못했답니다.

 

 

그럼 왜 이런 사진이 필요할까요?

그건 제 남미여행 출발시 맞닥뜨린 불운과 관련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수화물 지연입니다.

사실 저는 운이 좋은 사람은 아닙니다만, 여행하다 보니 저와 비슷한 일을 겪은 분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것으로 미루어보아, 남미여행에서 드문 일은 아닌 것 같더라구요.

 

저의 남미여행은 출발이 순조롭지 못했습니다.

인천공항에서 아시아나 항공편 출발이 지연되어 토론토에서 환승편을 놓치고 대체항공편도 기상문제로 지연되어 거듭된 환승 실패로(이 이야기는 환승실패시 대처법을 다루는 꿀팁에서 보다 자세히 다루겠습니다), 결국 하루 늦게 목적지인 부에노스 아이레스에 도착했지만, 이게 왠일!!

사람은 도착했는데 짐은 도착하지 못한 겁니다.

 

이미 두 번의 환승실패와 도착 지연으로 완전 지친 상태에서 이게 무슨 날벼락인지...

게다가 남미 첫 도시라 모든 것이 낯선 상황에서 무척 당황스러웠지만, 수화물 관련부서 연락처가 적힌 카드를 구명줄처럼 받아들고는 일단은 정신줄을 붙들고 유심을 사고 공항에서 당장 필요한 생필품을 몇 가지 구매한 뒤 더 어두워지기 전에 서둘러 우버를 불러 숙소로 향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부터 매일 항공사로 전화하는 일이 반복되었지요. 항공사의 영어상담 번호로 전화하여 제가 탔던 항공편과 제 이름, 제 수화물의 특징(색상 등), 현재 묵고있는 숙소와 연락처를 남기고 수화물을 찾는대로 숙소로 보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제 배낭을 숙소로 보냈다는 메일을 받고 부랴부랴 숙소로 가보았지만 오지 않았고, 그래서 또 전화하고... 수시로 메일을 체크하는 시간이 며칠동안 이어졌습니다.

스페인어라고는 주말반 4회 강의를 들은 게 전부였던 저는 영어로 이야기한 것이 혹시 한계가 있나 해서, 숙소 직원에게도 부탁해서 전화하는 등 애를 써보았지만, 제 수화물의 행방은 오리무중이었습니다.

일정상 다른 도시로 떠나기 하루 전까지 짐을 찾지 못하여 마음 졸이며 피가 마르던 그 때, 불현듯 출발 전 제 배낭의 사진을 찍어둔 것이 갑자기 떠올랐습니다.

 

유.레.카. 바로 그거야!!

 

저는 마지막 희망이라는 생각으로, 당시 저와 연락을 주고받던 항공사 담당자에게 제 배낭사진을 첨부해서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네가 더 쉽게 찾을 수 있게 내 배낭 사진을 보낸다. 나 내일 다른 도시로 떠나니까 오늘까지 꼭 받아야 돼. 확인해보고 최대한 빨리 피드백 주면 고맙겠다. 블라블라~"

 

그리고 바로 그날 오후!

저는 드디어 제 소중한 배낭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만약 제가 항공사로 전화한 첫 날에 제 배낭 사진을 공유했다면, 저는 더 빨리 짐을 찾고 마음 편하게 부에노스 아이레스를 즐길 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

 

남미여행을 하면서 만난 여행자들 중에는 저처럼 4~5일 지연은 양반이고, 여행 기간이 3개월인데 1달만에 짐을 찾기도 하고, 심지어 짐이 분실되어 끝내 찾지 못하고 보상금을 받은 경우도 있었습니다.

 

어느 곳으로 여행을 가시든 짐을 싼 후 출발 전 사진을 꼭 남겨두세요.

수화물 지연과 분실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니까요.